[투데이 현장] 중국산 소금에 밀려…사라지는 '염전'

  • 6년 전

◀ 앵 커 ▶

투데이 현장입니다.

20kg이 든 국내산 천일염 한 포대.

요즘 얼마인지 아십니까?

생산지 기준으로 3,000원대, 커피 한잔보다 싼 가격인데요.

만들어 팔수록 손해만 늘어 문을 닫는 염전들이 급증하고 있습니다.

어떤 사정인지 김수산 리포터가 현장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하얗게 소금 꽃이 피어 있어야 할 염전에 작업 도구만 나뒹굽니다.

밀대를 밀고, 손수레를 끄는 인부들의 모습도 보이지 않는데요.

언제 작업을 했는지, 바싹 마른 소금밭엔 잡풀만 무성하게 자랐습니다.

한때 연간 4천 톤의 소금을 생산했던 경기도 화성의 '공생 염전'인데요.

축구장 100개 크기와 맞먹는 이곳에선 재작년까지만 해도 염전 15곳이 소금을 생산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이 중 7곳이 폐업하거나 휴업한 상태이고, 나머지 염전들도 문을 닫을지 고민하고 있습니다.

[이순용/염전 종사자]
"지금 염전 산업이 형편없이 소금값이 형성되기 때문에 그래서 염전을 포기하고 생산을 중단하는 곳이 많이 생기고 있습니다."

7월과 8월은 일조량이 많아 1년 중 소금 수확량이 가장 많은 시기지만, 영업 중인 염전들도 벌써 석 달 넘게 작업을 중단한 상태입니다.

소금을 수확할 수 없는 이유를, 창고에서 확인할 수 있었는데요.

작년부터 올봄까지 생산했던 재고염들이 창고마다 한가득 쌓여 있습니다.

[화성시 관계자]
"염전 창고에 (재고) 소금이 가득 차 있어서, 더 이상 생산을 못 하신다고…"

시장에 내놔도 잘 팔리지 않기 때문인데요.

저염식을 추구하는 식생활 변화로 소금 소비가 준 것도 있지만, 결정적인 이유는 중국산 수입 소금 때문입니다.

중국산 소금은 30kg 1포대가 2천 원대에 수입되고 있습니다.

이에 비해 국내산 천일염은 20kg 1포대가 평균 3천 원대에 판매되고 있어 가격 경쟁이 안 된다는데요.

이 3천 원대 가격도 염전을 정상적으로 유지하기 위해선 1포대당 6~7천 원은 받아야 되기 때문에 턱없이 낮은 가격이라고 합니다.

[이정자/염전 종사자]
"염전을 버리고 평생을 종사하던 터전을 버리고 보시다시피 문을 닫아서, 수입 소금이 싸니까…"

서해안의 대표적인 소금 생산지인 안산 대부도 역시 사정은 마찬가지입니다.

40곳에 달했던 염전들이 몇 년 전부터 하나 둘 문을 닫더니, 지금은 한 곳만 명맥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이마저도 소금값 하락과 인건비 등 수지타산이 맞지 않아, 소금 생산보다도 염전 체험 활동에 비중을 두고 있는 실정입니다.

이 지역 염전들은 갯벌 위에 옹기 타일을 깔아 소금을 생산하는 2018 옹기판염 2019 방식을 이어왔습니다.

문을 닫는 염전들과 함께 60년 전통의 친환경적인 생산법도 사라질 위기인데요.

[백성근/염전 종사자]
"세금도 못 내요. 토지세를 못 내요. 가격이 맞아야 하는데, 노동의 대가도 안 나오지만…"

땀 흘려 일할수록 손해만 늘어가는 현실에서, 우리 전통의 소금마저 남의 손에 맡겨야 되는 건 아닌지 걱정입니다.

투데이 현장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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