軍 부대서 '가습기 살균제' 사용…피해자 첫 확인

  • 5년 전
◀ 앵커 ▶

천 명이 넘는 사망자, 최대 55만 명의 피해자.

가습기살균제 참사 피해자들은 지금도 급성 폐렴과 천식 등을 호소하며 고통받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 가습기살균제를 군 당국이 조직적으로 구매해 부대 내에서 사용한 정황이 처음으로 드러났습니다.

윤수한 기자가 보도합니다.

◀ 리포트 ▶

국방전자조달시스템에서 확인한 군부대의 군수품 주문 계획서입니다.

양면테이프와 프린터 토너 등 사무용품들 사이에 가습기 살균제가 눈에 띕니다.

해군 항공부대인 제6항공전단은 2010년 말 가습기 살균제 '가습기 메이트' 1000ml짜리 24개를 주문했고, 해군사관학교 학생들이 생활하는 해사 생도대 역시 지난 2010년 '가습기 메이트'를 구매했습니다.

가습기 살균제 사용이 확인된 군기관은 모두 11곳.

같은 기간 군복무를 했던 130만여 명의 장병들이 가습기 살균제 피해를 입었을 가능성이 있는 겁니다.

더 큰 문제는 실제 군에서 사용된 살균제가 훨씬 더 많을 수 있다는 겁니다.

가습기살균제와 같은 소모품의 경우 군부대에서 각 부대 예산으로 구입하는 경우가 대부분인데, 이럴 경우 국방전자조달시스템에 구매 기록이 남지 않습니다.

[전 육군 대령]
"(구매한 가습기살균제가) 더 많을 가능성이 높죠. 실제적으로 물품구매비나 부대운영비로 구매했을 경우는 80~90% 이상 실제 사용에 차지했을 것이라고 봐요."

실제 사회적참사 특별조사위원회는 해군뿐 아니라 공군과 육군에서도 가습기살균제를 사용한 정황을 포착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또 특조위는 군생활 중 가습기살균제 건강피해를 입은 피해자의 증언도 확보한 상태입니다.

국가기관이 조직적으로 가습기살균제를 사용해 피해자를 낳은 정황이 처음으로 확인된 가운데, 특조위는 이달 말 열리는 가습기살균제 청문회에서 국군의무사령관과 국방부 인사복지실장을 불러 진상조사를 촉구할 방침입니다.

MBC뉴스 윤수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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