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골 시신'의 恨 풀렸다…범인은 '가출 패밀리'

  • 5년 전
◀ 앵커 ▶

두 달 전 경기도 오산에서 백골 상태로 시신 한 구가 발견됐습니다.

사망자의 신원조차 확인하기 어려운 상황 이었지만, 경찰의 끈질긴 추적 끝에 사건의 전모가 드러났는데요.

10대 가출 청소년이었던 피해자는 이른바 '가출팸' 이라는 모임에 들어갔다가 변을 당했습니다.

김아영 기자입니다.

◀ 리포트 ▶

지난 6월 6일, 경기도 오산의 한 야산.

경찰이 삽으로 흙을 퍼내자, 나체 상태의 백골 시신이 서서히 윤곽을 드러냅니다.

16살 A군입니다.

[임창영/경기남부지방경찰청]
"머리가 이쪽 다리가 저쪽으로 해서 이렇게 비스듬하게 누워 있는 상태였고요"

A군은 지난 해 6월 집은 나온 가출 청소년이었습니다.

갈곳이 없던 A군은 SNS을 통해 22살 남성 B씨와 C씨를 만났습니다.

두 사람은 가출청소년들을 위한 '가출팸'을 만들었다며 A군에게 숙식을 제공했습니다.

공짜는 없었습니다.

A군은 공짜밥과 잠자리를 제공받는 대가로 대포통장 배달 같은 각종 불법 행위를 해야 했습니다.

그러다 경찰에 걸린 A군.

경찰 조사에서 형들이 시켰다고 진술하자, 두 사람은 A군에 대한 살해계획을 세웠습니다.

[윤세진/경기남부지방경찰청]
"피의자들에게 불리한 진술을 하니까 '얘(A군)가 없어지면 처벌을 받지 않겠다'라는 생각에 살해할 생각이 있었다고..

이들은 지난해 9월 A군을 경기도 오산의 한 공장으로 불러 폭행했고, A군은 그 자리에서 숨졌습니다.

피의자들은 공장 건물 사이에서 피해자를 살해한 뒤, 범행 현장에서 95m 가량 떨어진 인근 야산에 시신을 묻었습니다

피의자들은 증거를 없애기 위해 시신을 암매장하면서 입고 있던 옷을 모두 벗겼습니다.

하지만 시신 옆에서 A군의 반지와 귀걸이가 발견됐고, 경찰은 비슷한 연령대의 청소년 4만명을 추린 뒤 SNS 사진 등을 분석해 피해자를 특정했습니다.

경찰은 22살 남성 B씨 등 3명을 살해와 사체 은닉 혐의로 체포하고, 가출팸을 통한 또 다른 피해자가 없는지 수사하고 있습니다.

MBC뉴스 김아영입니다.

(영상취재: 정민환, 영상편집: 오유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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