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터졌다"…전국 농가 '돼지 지키기' 전쟁 돌입

  • 5년 전
◀ 앵커 ▶

전국의 양돈농가에는 그야말로 비상이 걸렸습니다.

농장 마다 외부인 출입을 막고 축사 소독을 강화하면서, 안간힘을 쓰고 있는데요.

도축장에선 진입 도로까지 나와 소독을 하고, 농민들은 야생 동물 침입을 막기 위해서, 조를 짜서 야간순찰을 돌기로 했습니다.

이상훈 기자가 현장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돼지 2천500마리를 키우는 경남의 한 양돈농장.

방역복을 입은 농장주가 나노 광촉매 소독실에서 전신소독을 하고 축사로 들어갑니다.

축사 천장에선 특수 소독약을 안개처럼 뿌려댑니다.

[김창호/농장주]
"평소에도 아침저녁으로 소독을 철저히 하고 있지만, 이번 아프리카 돼지열병이 발생함에 따라 더 철저하고 더 시간도 길게 해 가지고…"

이 곳의 농장주는 보시는 것처럼 외부인 출입을 철저히 차단한 채 소독과 먹이만 주고 있습니다.

그런데도 축사에 들어갈 때는 이처럼 무균 소독실을 무조건 거칩니다.

또 다른 농장에선 바닥에 생석회를 뿌려 균을 잡고 하루 두 번씩 전체를 소독합니다.

하루 1천5백 마리씩을 도축해온 공판장은 정부의 이동중지 명령에 따라 도축을 멈춘 채, 드나드는 차량 바퀴는 물론 도축장과 이어지는 도로까지 소독합니다.

[박원석/부경축산물공판장 수의사]
"유기물 제거를 위해서 방역 직원을 2명 이상 상시 채용하고 있으며, 공판장 내·외부 소독을 평소보다 2배 이상 하고 있습니다."

의심 신고가 접수된 경기도 연천과 불과 30킬로미터 거리인 강원도 철원은 초긴장 상탭니다.

양돈농장 입구엔 출입 차단봉이 설치됐고, 경기도와 통하는 국도 등엔 거점소독과 통제 시설이 추가로 설치됐습니다.

농민들은 울타리를 쳐놔도 야생동물의 침입을 완전히 막긴 힘들다며 불안해합니다.

[배동훈/농장주]
"밤에 야생활동을 많이 하는 짐승들이기 때문에 밤에 울타리 쪽으로해서 순찰을 강화하는 수 밖에 없어요. 야간조를 편성을 해서."

노심초사, 몇 달을 조심했는데도 결국엔 터져버린 돼지 열병.

전국 6천 3백 곳 양돈농가에선 돼지를 지키기 위한 전쟁이 시작됐습니다.

MBC뉴스 이상훈입니다.

(영상취재: 손원락(경남), 오경태(춘천))